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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bullet point로 적어보니 나쁘지 않아서 한번 더 해본다. 너무 완벽한 기획을 만들어서 기승전결 완벽한 아티클만을 뽑아낼 필요도 없는거니까 말이다. 주로 생각이 복잡할 때 이런 식으로라도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 최근에 정신적으로 꽤나 피폐하게 살았던 거 같고… 어떤 매체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것만으로 그래도 많은 위안이 된다. 이번에도 일 관련이지만 신변잡기적인 내용이 주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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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째 열심히 채용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누군가의 이력서를 보고, 면접에 참여하고 하는 일들을 겪어보는 건 처음이라 배우는 것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소진되는 부분도 없잖아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팀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하여 확신이 생겼다가도, 다음 날 그 확신이 어디갔는지 모를 정도로 고민에 빠지기도 하면서 동시에 개발 업무를 진행하는 일이 고됐던 것도 같다. 완급조절이 가능할 정도의 요령이 있지도 않아서 더더욱 피로도가 심했다. 그래도 이 과정에서 나의 부족함과 더불어 좋은 깨달음을 얻었던 순간들도 많았다.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나처럼 앓는 소리 않고 묵묵히 해내시는 업계의 모든 개발자 분들께 경외감이 든다. 훈련소에서 복학생 선배들 떠올릴 때의 기분이 이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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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점에서 단순히 좋은 이력서가 들어오길 기다리는 건 기약이 없는 일로 느껴졌다. 채용 브랜딩이 잘 되어 있는 회사들도 인재 수급이 어려운데, 우리 팀은 기본적으로 우리 팀의 아이덴티티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료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때맞춰 회사에서 릴레이로 콘텐츠를 발행하는 기획이 진행되었다. 그 중에 나는 우리 팀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 하나, 내가 개발 문화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테크톡 관련 콘텐츠 하나, 총 두 개 정도의 블로그에서 언급되었고 하나 더 나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팀원분들께서 취재와 글 작성에 정말 많은 공을 들이고 애써주셨는데 특히 개발 분야에 익숙하지 않으셨을 거라 여러모로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다. 반도체 공정도 모르고 취재하러 나갔던 시절의 악몽이 떠올라 혼자 마음 속으로 열심히 응원을 보내고 적극적으로 취재 활동에 호응하고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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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채용도 두 건이나 새로 올렸다. 입사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추천했던 희경님은 잘 다니고 계시고, 이번 추천으로 총 세 번째다. 과연 보상금으로 고기를 사먹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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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운영 중인 프론트엔드 커뮤니티에서 네트워킹 밋업을 개최했고, 그래도 별탈 없이 잘 마무리 했다. 공간 문제가 가장 걱정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회사에서 라운지 공간을 오픈해주셔서 익숙하고 좋은 환경 속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행사 후기를 받았는데 공통된 아쉬움들이 몇 있었다. 만약 다음에 개최를 또 하게 된다면 좀 더 준비를 잘 하고 컨셉을 뾰족하게 만들어놓고 도전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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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줄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항상 시간이 없다고 말하기는 쉬운데, 그렇다면 왜 시간이 부족한지를 분석하고 나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페셔널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항상 너무 대단한 일들을 해내야지만 그런 개선들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요즘은 오히려 그런 생산성 측면에서 패키지 매니저를 교체하거나 모노레포를 도입하는 등의 이야기들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단계인거 같다. 중요한 건 있던 걸 잘 쓰도록 만드는 업무 프로세스와 팀 문화가 아닐까 싶다. 다만 이 말인 즉슨 뒤집어 생각해보면 팀원들의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는 열정은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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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생각들을 버린지는 몇달 되었고, 요즘은 우연히 손닿는 파일이더라도 조금이라도 고쳐둘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읽은 김창준님의 <함께 자라기>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좀 더 의식적으로 실천해보고 있다. 각 레포지토리 별로 기술 부채를 Github의 issue 탭을 활용해 기록해두거나, 개선을 위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RFC를 작성하는 등 최대한 문서화 기반으로 일을 해보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뿌듯한 부분이 있다면 파트 내 기술적인 논의 사항을 기록할 수 있는
web-discussion
이라는 레포지토리를 만들고 활성화 시켜나가고 있는 부분이다. 잘 이어지기만 한다면 이 레포지토리는 이 팀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일을 기록한다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내게 문서화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셨던 준식님께 새삼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
회사에 의심의 여지 없이 압도적으로 필요한 일들만 잘 찾아서 꺾어놓고 다니고 싶다. 또, 집중해야 하는 딱 하나만 남겨놓고 다 음소거 하고도 싶다. 문샷을 쏘려면 오히려 뭘 더 할지보다, 어떤 쓸모 없는 일을 안할지부터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하는게 아닐까. 하지만 나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삶을 금세 어질러 버리고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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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종종 생각한다. 최근 5년 간은 특히 매해 내가 너무 다른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변한다는 건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요즘은 특히 그 변화의 정도가 너무 심해서 매달 너무 빠르게 달라지는 것 같다. 좋은 부분도 있지만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 자신의 변화도 있었다. 흔히 말하는 ‘테세우스의 배’ 비유처럼, 조금씩 바뀌어가던 나의 모든 부분들이 교체되고 나면 그건 여전히 나 자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이런 쓸데 없는 고민은 왜 하고 있는건지 알 수 없는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고민 없이 나 자신에게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들로부터 점차 멀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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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조금 일찍 일어나서 나름의 루틴을 돌리고 있다. 푸시업이 여러 루틴 중 하나인데, 다섯개로 처음 시작해서 하나씩 갯수를 늘려 내일 아침엔 열일곱개를 해야 한다. 갯수가 중요한 건 아니고, 매일같이 꾸준히 쌓아나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 이와 같이 스스로에 대한 규율을 세우고 지키는 측면에서 진지하게 도전해보고 있는 부분이다. 그냥 삶이 이런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오늘은 푸시업 열일곱개, 내일은 열여덟개, 모레는 열아홉개를 하는. 외롭지만 나 자신과 싸워나가는… 하지만 정말 이게 다는 아니었으면 좋겠기도 하고 그렇다. 사실 이런 얘기를 쓰려고 했던게 맞는건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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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가 거의 다 갔다. 이제 11월이다. 금방 패딩을 꺼낼 시기가 오겠지.
2023-11-01 어느덧 10월 마무리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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